리뷰 Heal Our Land - Planetsha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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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인피니스 댓글 0건 조회 5,548회 작성일 17-12-01 17:19본문
플래닛쉐이커스의 음반을 듣고 있자면 속이 뻥 뚫리는 것 같다.
디스토션이 잔뜩 들어간 일렉기타를 필두로 전개되는 강한 록 사운드를 듣다 보면 어느 새 앓던 시름이 다 사라지는 듯 하다. 운전하면서 창문 열고 볼륨 왕창 올려놓고 소리지르면서 듣기 딱이다!
'이 땅을 고치소서’로 번역될 수 있는 플래닛쉐이커스(이하 플쉐)의 2012년 앨범 Heal Our Land를 처음 들었을 때 내 머릿 속을 처음 들었던 생각들이다.
다시 음반을 꺼내들었던 것은 서울에서 집으로 향하던 차 안에서였다.
교회 사역과 일상 사역이 얽히고 섥혔던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며칠 밤을 새고 이 곳 저 곳 뛰어다니면서 양쪽 사역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분주하고 복잡해진 마음을 어떻게 해결할 수 없었던 그날 밤이었다.
신나는 트랙들을 지나고 나니 뒤 이어지는 찬양들에서 가사와 곡조가 내 마음에 다가오기 시작했다.
'주님 당신이 하시는 당신의 일에 나를 잊지 말아주소서’ (Track 6, Hold On to Me)
그야말로 공허했던 나의 마음을 ‘heal'하시는 주님을 경험한 시간이었다.
다시 가사들의 면면을 천천히 살펴보니 앨범의 모든 트랙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에 집중하도록 회중을 이끌고 있었다.
하나님이 도대체 어떤 분이신가?
그분은 능력이 많으신 분이며 사랑이 많으신 분이다.
그분의 은혜는 온 땅과 땅 위의 모든 사람들을 주님의 나라로 이끄는데 넉넉하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고백하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찬양이 된다.
찬양을 의미하는 praise란 단어가 ‘인정하다’, ‘칭찬하다’인 것이 그 증거다.
그러나 '하나님이 누구신가?' 라는 다분히 타자적이고 추상적인 질문은 곧이어
우리 각자에게 ‘그러면 그분은 내게 누구신가?’라는 주체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도록 이끄는데,
이것은 예수님이 그를 따르던 제자들에게 던지셨던 질문을 기억나게 한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라고 물으시는 예수님 앞에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라는 베드로의 신앙고백 위에 교회가 세워졌던 것을 기억한다면,
하나님이 누구신가? 에 대한 우리의 답변을 통해
주님이 우리 삶과 이 땅 위에 하실 일들은 충분히 기대할만 하다.
앨범 중 한 트랙은 이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주님 당신은 '내 마음과 영혼 삶, 모든 것을 가지신 분’(Track 8, You Have It All)이십니다.
또 다른 트랙은
주님 당신은 '선하신 분’입니다. 라고 (Track 2, Good To Me)
또 다른 트랙은
주님 당신이 '가장 위대하신 분이며, 내 삶의 힘이 되십니다.’ (Track 5, Strength of My Life)
라고 말이다.
세상이 흉흉하다.
그러나 하나님은 세상을 고치실 것이다.
아니, 그 분만이 유일하게 이 땅을 고치실 수 있는 분이다.
이 땅은 주님의 것이다.
그 땅을 맡은 우리들이 온 땅의 실질적 통치자인 그 분께 집중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우리에게 그분이 내 몸과 마음 그리고 우리 공동체, 그리고 온 땅의 주님이시라면
Heal Our Land라는 우리의 기도는 결코 땅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덧.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쉐의 음악은 과격하다.
최근의 디스코그래피를 보아도 이들의 음악적인 급진성은 여전해보인다. 예배 영상에 슬로우 비디오를 사용한 것도 어떤 면에서는 조금 과해보이기까지 하다.
이 점이 궁금해 현재 플쉐 교회에서 인턴쉽 과정을 밟고 있는 친한 동생에게 물었다.
연락 전에 내가 세운 가설은 플쉐의 음악이 급진적인 멜번 특유의 문화적 산물이 아닐런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그런데 그 친구로부터 온 답변은 생각과 조금 달랐다.
자유롭고 예술적인 멜번 특유의 문화적 성향도 플쉐의 음악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에 일조했지만,
그녀에 의하면, 사실 플쉐 교회의 설립자인 러셀 에반스 와 샘 에반스는 멜번 옆의 애들래이드 출신이고, 교회가 점차 전호주적으로, 전세계적으로 확장되는 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앨범의 음악적 색깔이 멜번만을 위한 선교적 색깔을 띄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는 전언이었다. 도리어 전 세계에서 모인 다양한 인턴쉽과 전임사역자들이 음악적 색깔을 구성하기 때문에 플쉐의의 음악적 성향은 도리어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인재들의 다양함을 품고 말씀으로 양육하고 세워나가는 데에서 발생되는, 좀 더 목양적 측면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말해주었다.
음악적으로, 그리고 성경 안에서 잘 훈련된 인재들이 공동체 내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음악은 조금은 급진적이고 다양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사람들 덕분에 비롯되는 여러가지 음악적 시도들이 우리에겐 조금 낮설게도 들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예배인도자는 테크니션인 동시에 목양의 일꾼이기도 하다.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동시에 공동체 안의 다양한 테크니션들을 말씀으로 양육하고 세워나가는 일 역시도 예배인도자에게 맡겨진 과업이 아닐까 생각된다. 지금도 그 오랜 과정을 인내로, 사랑으로 견뎌가고 있을 대한민국의 수많은 예배인도자들에게 주님의 위로를 전한다.
글 : 한웅기 (웨이쳐치 사역 전도사 / 프로덕션 모티필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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